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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렛
@OpenRat276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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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봄 `@{{user}}: 유봄이 배 엄청 고프겠다. 어서 밥 먹자.` *밥 먹자고.* ...싫어. *고개를 저었다. 아직 안 풀렸어.* 그것만으로 안 돼... *더 달라. 밥보다 더 중요한 거.* *하루를 굶은 상태였다. 그런데 밥보다 먼저 요구하는 것이 있었다. 애정. 확인. 내가 아직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.* *올려다봤다. 눈이 퉁퉁 붓고 코 빨간 얼굴로.* 안아줘... 많이... 여기저기 뽀뽀해줘... 그다음에 밥... *협상이었다. 나름의. 순서를 정해놨다. 애정 → 밥. 이게 유봄의 공식이었다.* 하루종일 혼자 있었는데... 그 정도는 해줘야지... *입술을 삐죽. 아직 서러운 게 안 풀린 눈.* `@{{user}}: 여기? 여기? *유봄을 안아서 여기저기 뽀뽀해준다.*` 음... 히히... *볼에. 이마에. 코에. 쪽쪽.* 더... *아직 부족해. 하루치 외로움이 뽀뽀 몇 개로 풀릴 리가.* 여기... *입술을 쭈욱 내밀었다. 여기 해달라고.* *하루종일 혼자 울고 떨며 버텼으면서, 뽀뽀 세례를 받자마자 녹아내리고 있었다. 이렇게 단순한, 그래서 더 위험한 유봄이.* *쪽.* 으응... 좋아... *팔로 목을 감고 더 달라붙었다. 코알라처럼.* 목에도... 귀에도...
유봄 *다음날 아침 {{user}}는 출근하러 나간다.* `@{{user}}: 유봄아 나 나갔다올게. 밥은 냉장고에 있으니까 데워먹어.` *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. {{user}}는 이미 깔끔하게 차려입고 현관 앞에 서 있었다. 침대 위에는 이불을 꼭 껴안고 새우잠을 자고 있는 유봄.* *음... 뭔가 소리가 들렸는데.* *눈을 비볐다. 반쯤 뜬 눈으로 천장을 보다가.* ...{{user}}? *옆을 더듬었다. 없다. 차갑다.* {{user}}?! *벌떡 일어났다. 머리가 새둥지처럼 폭발해있고 눈은 실눈인 채로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.* *현관에서 신발 신는 소리가 들렸다. 나간다고 했다. 밥은 냉장고에 있다고. 하지만 잠에서 덜 깬 유봄의 귀에 그 말이 제대로 들어왔을 리 없었다.* *타다다. 맨발로 복도를 뛰어갔다. 오버사이즈 티셔츠 하나만 걸친 채로.* 어디 가...?! *현관에 매달리듯 나타났다. 눈이 그렁그렁.* `@{{user}}: 일하러 가지. 밥 굶지말고 꼭 먹어.` *일하러 간다고. 밥 먹으래.* 싫어... *문 앞에 딱 붙어서 안 비켰다. 티셔츠가 한쪽 어깨로 흘러내린 것도 모르고.* 가지 마... *옷자락을 잡았다. 꼬옥. 눈이 벌써 그렁그렁해.* *예상된 수순이었다.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다. {{user}}가 외출하려 하면 유봄은 어김없이 이 문 앞에서 떼를 썼다.* *졸린 눈에 헝클어진 머리, 맨발에 커다란 티셔츠. 처참한 꼴로 매달려 있었다.* 밥 혼자 먹기 싫어... 같이 먹자... *코를 훌쩍였다.* 언제 와...? *올려다보는 눈이 버림받은 강아지 그 자체였다.* `@{{user}}: *유봄의 볼을 잡고 뽀뽀한다.* 저녁 먹을 때 꼭 올게. 약속.` *볼 잡히고 뽀뽀 받았다. 저녁 먹을 때 온다고. 약속.* ...진짜? *손가락 내밀었다.* 손가락 걸어... *새끼손가락. 꼭 해야 돼. 안 걸면 못 믿어.* *출근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고, 문 앞에서는 스무 살 남자가 새끼손가락 걸기를 요구하고 있었다.* *눈물 글썽한 채로 손가락을 쭉 내밀고 기다렸다.* 꼭이야... 꼭 와야 해... *저녁이면 몇 시간이지. 세는 것도 귀찮고 그냥 오래.* 중간에 전화해... 목소리 듣고 싶어... *점점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있었다.* `@{{user}}: *새끼손가락을 건다* 응 꼭 올게. 전화도 할게.` *새끼손가락 걸렸다. 히죽.* 도장. *엄지를 꾹 찍었다. 이제 약속했으니까. 꼭 지켜야 해.* *그래도 손 안 놓아졌다. 손가락은 걸었는데 잡고 있는 손은 안 놨다.* *시계는 무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. 출근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데, 현관문 앞의 바리케이드는 건재했다.* *올려다봤다.* 한 번만 더... *양팔 벌렸다. 안아달라는 거.* 가기 전에 꽉 안아줘야 돼... 그래야 기다릴 수 있어... *안 그러면 울 거야. 진짜로. 눈에 이미 물기 가득 차있어.* 빨리... `@{{user}}: *꼬옥 안아준다.* 유봄이 착하니까 씩씩하게 기다려야해.` *꼬옥. 따뜻해. {{user}} 냄새.* 음... *파고들었다. 코를 가슴에 비볐다. 더 맡고 싶어. 이 냄새.* *씩씩하게 기다리래. 착하니까.* ...노력할게. *자신 없었다. 솔직히. 씩씩하게가 뭔데. 나 그런 거 못하는데.* *노력하겠다는 대답은 유봄식의 최대한의 양보였다. 착하다는 칭찬을 잃고 싶지 않으니까. 하지만 이 아이가 혼자서 씩씩했던 적이 과연 있었던가.* *팔에 힘을 줬다. 더 꽉.* 5분만... *5분만 더 안고 있으면 보내줄게. 아니 10분. 아니 그냥 가지 마.* 아니 20분... *점점 늘어나고 있었다.* 그러면 나 진짜 착하게 기다려... 전화도 꼭 해야 돼... `@{{user}}: *한동안 안아주다가 떨어진다.* 사랑해.` *사랑해. 그리고 떨어졌다.* ... *문이 닫혔다. 발소리가 멀어졌다. 엘리베이터 소리. 그리고 조용해졌다.* {{user}}...? *대답이 없었다. 당연하지. 갔으니까.* *텅 빈 현관에 유봄이 서 있었다. 맨발에 헐렁한 티셔츠. 손에는 아직 {{user}} 옷자락의 감촉이 남아있었다. 집 안은 고요했다. 냉장고 윙 소리만 들렸다.* *5분 지났다.* *소파에 앉았다. TV를 켰다. 뭘 보는지도 모르겠다.* ... *10분.* *쿠션을 안았다.* 전화 언제 해... *혼잣말. 폰을 들여다봤다. 카톡도 없고. 전화도 없고.* *유봄의 하루는 단순했다. {{user}}로 시작해서 {{user}}로 끝났다. 그 사이를 채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. 취미도, 친구도, 할 일도. 오직 {{user}}만.* *20분째.* 졸려... *아까 깬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졸렸다. 원래 잠이 많았다. 아니, 정확히는 할 게 없으면 잠밖에 없었다.* *{{user}}의 사무실.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렸다. 예상치 못한 프로젝트 폭탄이 떨어진 것이다. 팀장이 야근을 선언했고, 거부의 여지는 없었다.* `@{{user}}: 유봄이가 기다릴텐데...` *3시간 경과.* ... *소파에서 TV를 보다가 껐다. 다시 켰다. 또 껐다.* 전화 왜 안 해... *폰을 들었다 놨다 반복. 화면만 켜서 카톡을 확인했다. 아무것도 없다.* *냉장고의 밥은 손도 대지 않은 채였다. 데워먹으라는 말은 유봄에게 있어 {{user}} 없이 할 수 없는 행위와 같았다. 전자레인지 앞에 서는 것조차.* *5시간.* 배고파... *근데 일어나기 싫었다. 밥 꺼내려면 냉장고를 열어야 하고, 그릇을 꺼내야 하고, 전자레인지를 돌려야 하잖아. 귀찮아.* *귀찮은 게 아니었다. 무서운 거였다. 혼자 하는 모든 것이. {{user}} 없는 공간에서 무언가를 스스로 한다는 행위 자체가.* *쿠션에 얼굴을 파묻었다.* 언제 와... 전화한다며... *목소리가 떨렸다. 눈이 또 그렁그렁.* `@{{user}}: 유봄아! 나 왔어. 미안해, 너무 늦었지.` *밤 11시. 현관문이 열렸다. 거실은 어두웠다. TV도 꺼져있고, 불도 안 켜져있었다. 그리고 소파 위에.* *웅크리고 있었다.* ... *쿠션을 꼭 안은 채. 아침에 그 차림 그대로. 티셔츠에 맨발.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.* *밥은 안 먹었다. 냉장고는 그대로였다. 싱크대 위에 그릇 하나 꺼내진 흔적이 없었다.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은 것이다.* *문 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.* ... *{{user}}다.* *입술이 떨렸다. 눈이 빨갛고 코도 빨갛고. 울었다. 많이.* 왜 이제 와... *목소리가 갈라져있었다. 하루종일 혼자 있었으니까. 전화도 안 왔으니까. 약속했으면서.* 전화한다며... 꼭 한다며... *쿠션에 손톱 자국이 나있었다. 하루종일 이걸 쥐어뜯고 있었던 거다.* `@{{user}}: *유봄을 꼭 안아준다.* 미안해, 내가 잘못했어. 많이 무서웠어?` *안겼다. 따뜻하다. {{user}} 냄새다.* 흐으으... *터졌다. 참고 있던 게 다.* 무서웠어... 하루종일... *매달렸다. 옷을 움켜쥐고. 얼굴을 가슴에 파묻고.* 전화 안 와서... 나 버린 줄... *훌쩍훌쩍. 콧물이 네 옷에 묻는 것도 모르고.* 약속했잖아... 전화한다고... 거짓말쟁이... *거짓말쟁이. 유봄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치의 비난이었다. 다른 사람이었으면 뺨이 날아갔을 상황에서, 유봄이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매달려 우는 것뿐이었다.* *몸이 부들부들 떨렸다.* 밥도 못 먹었어... 혼자 못 해... *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. 하루를 굶은 게 내 잘못이 아니라 네가 없어서 그런 거라고.* 나빠... {{user}} 나빠... *주먹으로 가슴을 콩콩 쳤다. 힘도 없이.*
유봄 `@유저: 이제 치카치카할까?` *양치? 벌써?* 아... *싫어. 양치 싫어. 입 안에 딸기맛 남아있는데.* 싫어... 좀만 더 먹고... *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. 입을 꾹 다물고. 절대 안 벌릴 거야.* *하지만 이 저항이 얼마나 갈지는 뻔했다. 유봄이 유저에게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숨 한 번 참을 정도가 전부였다.* *입 다물고 있는데 네가 계속 하라고 하니까.* 으으... *눈을 질끈 감았다. 조금만. 조금만 참으면 돼. 금방 끝나잖아.* ...살살 해. *조금씩 입을 벌렸다. 아주 조금. 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큼.* 아... *딸기맛이다. 치약도 딸기.* 음부부부. *거품이 보글보글 났다. 토끼 칫솔이라 작고 둥글둥글해서 잇몸에 안 아프고. 네가 칙칙 해주는 대로 가만히 있었어.* *칫솔이 작은 건 당연했다. 분홍색 토끼가 그려진 칫솔을 스무 살 남자가 물고 있는 모습은, 이제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이 집의 일상이었다.* *네 손이 내 턱을 잡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양치시켜주는데. 가만히 입 벌리고 있으면 돼. 편하다.* 부부부. *거품이 입 밖으로 흘러내렸어. 턱에 묻었는데.* 으부. *눈 찡그리고 거품 뱉고 싶다는 눈으로 너를 봤어.*
수현 *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길게 기지개를 켠다. 목뼈가 우두둑 소리를 내고, 어깨가 풀리면서 아까까지 서늘하게 빛나던 눈매가 느슨하게 풀어진다. 방송 중의 그 날카롭고 가차 없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, 지금은 그냥 같이 사는 편한 형 같은 얼굴이다.* 아 씨, 오늘 채팅 개미쳤더라. 중반에 얼음 미션에서 네가 소리 지른 거 클립 벌써 돌고 있을 걸? *킥킥 웃으며 핸드폰을 집어 들고 커뮤니티 반응을 슥슥 넘기다가, 유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.* 근데 솔직히 오늘 좀 잘 버텼어. 인정. `@유저: 잘했으면 폰 좀 그만보고 이불이나 줘. 추워.` *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피식 웃는다.* 뭐? 이불? 니가 직접 가져가. *그러면서도 슬쩍 유저 쪽을 흘겨본다. 방송 끝나고 축 늘어진 채 추워하는 꼴이 눈에 들어오자,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난다. 옷장 쪽으로 가다가 멈칫, 돌아보며.* 아 근데 오늘 수익 개쩔어. 아까 네가 울먹이면서 멈춰달라고 했을 때 별풍 만 개 넘게 터졌거든? *이불을 꺼내 유저한테 던져주는 대신, 자기 어깨에 걸치고 소파에 털썩 앉는다. 다리를 꼬고 핸드폰 화면을 유저한테 들이밀며.* 이거 봐. 실트 올랐어 우리. *화면에는 오늘 방송 하이라이트 클립이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 퍼져 있었다. 제목들이 눈에 띈다. '오늘자 레전드 유저 리액션 모음', '얼음 미션에서 진짜 울 뻔한 남자', 그리고 조회수 1위를 찍고 있는 영상의 제목은 '유저 제발 그만해달라는 표정 모음. zip'이었다.* `@유저: *이불을 안주는 수현이 얄미워 수현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냅다 던진다.* 내 리액션이 쩔긴 해.` *유저가 몸무게를 통째로 실어 자기 위로 던지자, 소파가 끼익 소리를 내며 뒤로 밀린다. 188의 장신이 등받이 쪽으로 눌리면서도 별다른 저항 없이 그냥 받아낸다. 익숙하니까. 이 정도 스킨십은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둘 사이였다.* 야 무거워 임마. *입으로는 투덜대면서 한 손으로 유저의 허리를 잡아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한다. 다른 손은 여전히 핸드폰을 쥐고 있다. 화면에서 눈을 안 뗀 채.* 리액션이 쩔긴 하지, 가 아니라. 네가 난리치는 게 콘텐츠인 건데 그걸 자랑을 하냐 ㅋㅋ *피식 웃으며 유저 머리 위로 턱을 올린다. 완전히 인간 베개 취급.* *수현의 넓은 가슴팍 위에 엎드린 유저의 체중을 아무렇지 않게 받치고 있는 그 자세가,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인 사이라고 착각할 만한 밀착도였다. 하지만 수현의 눈은 오로지 댓글창에 박혀 있었고, 유저를 안고 있는 팔에는 연애 감정 따위 한 톨도 섞여 있지 않았다. 그냥 늘 하던 대로, 편하니까.*
# 재혁 *배트가 미친 듯이 휘둘러졌다. 좌에서 우로, 위에서 아래로. 공포에 질린 인간의 전력질주 같은 스윙이었다.* *첫 번째를 고개를 숙여 피했다. 두 번째가 어깨를 스쳤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씹었다. 세 번째.* *만식의 손이 배트 중간을 잡았다. 그냥 잡은 게 아니라, 양손으로 내리찍는 힘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쥔 거였다. 악력이 장난이 아니었다.* *이를 드러내며 웃었다.* 이거밖에 안 돼? *배트를 비틀었다. 유저의 손이 버텼지만, 만식의 억센 완력 앞에서 그립이 흔들렸다.* *희성이 벽에 기대서서 감상하듯 턱을 괴었다.* 야구는 잘 치는데 배팅볼이 별론가 봐. *한 번 더 비틀자 배트가 유저 손에서 빠져나가 바닥에 쨍 하고 떨어졌다. 빈손이 된 유저와의 거리가 반 보도 안 됐다.* 자. 이제 뭐로 칠 거야?
우렁